Abstract
이 글은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의미 있는 질문을 발견하고 정의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살펴본다. ‘당신과 당신의 연구’와 ‘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’를 통해, 연구의 첫 단추는 중요한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.
본문
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답보다 질문이다. 아무리 정교한 답이라도 그것이 의미 없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면 그 가치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. 따라서 연구의 출발점은 정답을 찾는 과정보다도,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일에 가깝다.
‘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’에 등장하는 ‘$42$’는 ‘삶과 우주,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답’으로 제시된다. 초지능 컴퓨터는 700만 년의 계산 끝에 이 숫자를 도출하지만, 정작 그 답을 나오게 한 질문은 아무도 모른다. 의도적으로 황당하게 설정된 답은, 질문이 부재한 답이 얼마나 공허할 수 있는지를 역설한다.
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을 통해 모든 질문에 대해 그럴듯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. 이러한 환경에서 더 중요한 능력은 답을 계산하는 능력이 아니라,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일 것이다.
리처드 해밍은 `당신과 당신의 연구’에서 중요한 연구는 중요한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. 연구자가 던지는 질문의 수준이 곧 연구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이다.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,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내가 먼저 해야 할 일 역시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문제를 찾는 일이다.
신입 연구자로서 내가 바라보는 연구는 아직 은하수와 같다. 멀리서 보면 멋지지만, 막상 그 깊이와 넓이에 비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희박하다. 좋은 연구의 진입점은 어쩌면 답을 찾는 능력만큼, 혹은 그 이상으로 질문하고 발견하며 정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.